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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어나요_박재영 근로인이야기

2020-01-14조회수 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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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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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영근로인(오른쪽)과 아버님 최치평(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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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 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 하라<빌2:3~4>


 


위 말씀은 그리스도인이 자신의 이익과 은사를 살펴야 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이익과 은사 또한 잘 살피어 서로를 포용하고 더불어 사는 삶의 귀중함을 나타내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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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재영이 남매를 입양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양자녀로 입적 서류를 작성할 때 “한명도 아닌 남매를, 게다가 지적장애인인데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지요. 대부분 종당에는 파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라는 법무사의 충고에도 고등학교 시절 어려움으로 중퇴 위기에 있던 저에게 손을 내밀어준 두 명의 친구를 떠올리며 재영이 남매를 입양하는 것이 그 친구들의 우정의 보답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어 입양을 결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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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재영이가 사회 일원으로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자 운동, 서예, 미술 등 여러 가지 교육과 함께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 문의하여 직업능력측정 및 훈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취업은 쉽지 않았고 계속되는 훈련에 재영이와 저 모두 힘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3년 2월 중순, 신문에서 <중증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마련, 굿윌스토어 도봉점 개소> 에 대한 내용을 보았습니다. 그럼, 이 계단을 딛고 올라 문을 두드리면 들어갈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시 방문하여 지원을 위한 상담 후 평가와 면접을 거쳐 정식 채용이 되었을 때에 저와 재영이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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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굿윌스토어 입사 후 재영이가 이곳에 적응하여 맡은 소임을 하기까지는 남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양한 사회경험이 부족했던 재영이는 출퇴근을 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열흘간 재영이와 함께 다니며 지하철 타는 방법과 가는 길을 알려주었고 이후에는 재영이가 혼자 다닐 수 있게 한 뒤 혹여나 틀린 방향으로 가지는 않는지 뒤에서 지켜보아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꾸준한 훈련 뒤 한달이 지나 재영이는 비로서 혼자 출퇴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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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어나요 사진 추가

- 커머셜 팀과 함께 나간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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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재영이는 커머셜작업 팀에서 오뚜기 선물세트를 포장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를 하러 갈 때면 재영이가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곤 하는데 자신의 자리에 서서 묵묵히 맡은 소임을 다하고 있는 재영이의 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낍니다. 앞으로 굿윌스토어 안에서 더 많은 훈련을 거치다 보면 지금보다 성숙한 모습을 볼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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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앞부분에 쓴 성경구절처럼 저는 굿윌스토어 안에서 재영이와 재영이 동료들이 함께 일어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러한 굿윌스토어의 비전과 사명이 확대된다면 우리나라 장애인을 위한 복지 및 혜택 또한 점차적으로 높아지겠지요. 그러한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라도 재영이와 굿윌스토어를 위해서 응원하고 기도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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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현재 굿윌스토어 도봉점에서 근로하고 있는 박재영씨의 아버님의 글로 매거진 2호에 실렸던 기사입니다. 기사를 위해 여러 질문을 하던 중 마지막으로 재영씨에게 하고싶은 말에 대해 여쭈어보자 한참을 아무말씀을 잇지 못하시다가 「그저 지금처럼 건강해다오,, 」 라고 작은목소리로 겨우 입을 여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언제나 순수한 마음과 환한 얼굴로 저희를 반겨주는 재영씨와 연로한 나이에도 재영씨의 앞날을 위해 오늘도 자원봉사를 오셔서 힘차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시는 재영씨 아버님을 굿윌스토어에서도 언제나 응원합니다. 앞으로도 굿윌스토어는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 내에서 보배로운 구성원으로서의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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