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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칼럼, RUN FORREST, RUN!

2020-01-15조회수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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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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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칼럼> RUN FORREST, RUN! (달려 포레스트, 달려!)

상당수의 영화가 성공신화를 다룬다. 일이 잘 안 풀려서 답답 하거나 우울할 때 네이버에 ‘감동’ 혹은 ‘희망’같은 키워드를 검색하면 다양한 영화가 쏟아져 나온다. 필자 역시 그런 영화를 보고 위로 받은 경험이 있다. 그러나 풀리지 않는 의문이 늘 있다. 실제 삶에 과연 그토록 강렬한 위기와 절정, 명쾌한 해답이 적용 될까? 우리네 삶은 단순함과는 거리가 멀다. 흔하디 흔한 결말과는 달리, 전체를 아우르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는 영화가 있다. ‘포레스트 검프’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누구의 인생에도 정답은 없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 검프는 신체장애와 평균 이하의 지능지수를 동시에 지니고 태어났다. 시작부터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검프는 낮은 지능과 신체장애로 인해 아이들에게 놀림과 학대를 당한다. 그럼에도 현명한 어머니와 든든한 친구 제니의 도움 으로 건강한 가치관으로 살아간다. 그러던 중,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을 피해 달리다가 기적적으로 다리가 낫는다. 이 때 발견한 달리기 재능을 기반으로 명문 대학에 미식축구선수로 스카우트 되기도 한다.

검프는 낮은 지능으로 주변에 일어나는 일의 인과관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는 그저 자신이 사랑하는 엄마와 친구(제니)의 말을 듣고 그대로 행동할 뿐이다. 이러한 검프의 ‘단순한’ 행위가 아이러니하게도 주변에 놀라운 영향을 끼친다. 육군 입대 후, 베트남에 참전해서 뛰어난 달리기 실력으로 부상당한 부대원을 구하곤 하루 아침에 전쟁 영웅이 되어 본국에서 최고무공훈장을 받는다. 물론 그는 상의 의미조차 제대로 모른다.

인생이 단순하지 않다는 점은 누구에게나 해당된다. 검프 역시 외면하고 싶은 현실의 벽과 마주한다. 어릴 적부터 친구이던 제니를 조건 없이 사랑하지만, 제니는 방탕한 생활을 일삼으며 검프에게 정착하지 못한다. 또한 자신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어머니의 죽음을 겪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닥치는 좌절의 형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택한다. 검프는 달리기 시작했다. 말없이 3년 반 동안 대륙을 가로질러 달리자 사람들은 검프를 구도자라고 생각하고는 추종하며 그를 따라 달리기 시작한다. 그러자 검프는 자신이 지쳤다고 한 마디 하고선 달리기를 멈춘다. 이 상황에서 망연자실한 추종자들의 표정은, 복잡하게 생각하는 비장애인들이 얼마나 바보같은 판단과 행동을 하며 사는지를 통쾌하게 드러내는 장면이다.
‘포레스트 검프’는 그저 장애인의 ‘인간승리’를 그린 작품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역설적인 질문을 던진다. 검프는 베트남 전쟁에서 함께 싸우다 다리를 잃고 의욕없이 살아가는 댄 중위마저 삶의 가치를 찾도록 변화시킨다. 지능이 낮은 검프의 단순함은 늘 행동으로 연결되었기에 정직했고, 약속을 지켰기에 신뢰를 낳았고, 말 없음은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우리네 삶은 단순하지 않다. 아마도 ‘검프’의 삶은 그 누구 보다도 복잡함의 연속이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함’이라는 특이한 행위로 자신의 삶을 지켜나갔다. 결코 단순하지 않은 삶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홍승연 기자 lemonhs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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