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곳이 없는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선물해 주세요!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최저가 상품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불황형 소비’가 늘고 있다.
13일 오후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중고 물품이나 새 상품 등을 기증받아 판매하는 창원시 성산구의 굿윌스토어 창원점에서 한 시민이 옷을 고르고 있다./김승권 기자/
13일 오후 찾은 굿윌스토어 창원점. 이곳은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중고 물품이나 새 상품 등을 기증받아 판매하는 업체다. 평일인데도 가게 안은 손님으로 북적였다. 매장은 옷과 신발 외에도 가전제품, 화장품, 식료품 등 다양한 제품을 진열했다. 손님들은 가격표를 유심히 비교하며 더 저렴한 제품을 찾았다.
13일 오후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중고 물품이나 새 상품 등을 기증받아 판매하는 창원시 성산구의 굿윌스토어 창원점에서 한 시민이 옷을 고르고 있다.
손님이 붐비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싼 가격’ 때문이다. 중고나 기업으로부터 기증받은 제품들이어서 시중 대비 70~80% 싸다. 유명 등산 브랜드 패딩 자켓이 1만원, 니트나 카디건은 5000원대, 청바지는 1000원 정도다. 식료품도 시중보다 반값 이상 저렴했으며, 특히 달걀은 30구에 6900원에 판매돼 인기 품목이라고 직원은 귀띔했다.
판매점 인근 주민 이미숙씨는 “매일 오다시피 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라 부담이 컸는데 몇천 원으로 옷과 식료품까지 살 수 있어 너무 좋다”며 “평소에는 오늘보다 사람이 더 북적인다. 삼계탕 팩은 시중에 6000원 파는데 여기는 2000원에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중고 매장은 고물가와 불경기에 더 인기다. 가격대가 높은 가전제품도 중고로 많이 찾는다. 또한 이 가게는 수익으로 장애인을 고용해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역할도 하고 있다. 매장 관계자는 “다른 마트들 매출은 떨어지는데 이곳은 오히려 늘고 있다. 너무 좋지 않은 제품은 제외하고 괜찮은 것들로만 중고로 선보이는 중이다”며 “최근에는 SNS에서도 유명해져 젊은 손님도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실을 보여주듯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 거래량은 지난해 6400만건을 넘어서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가입자 수는 4000만명을 넘어섰고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2000만명 수준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명품 플랫폼 발란도 중고 명품을 취급하는 ‘프리 러브드’를 신설했고, 무신사는 중고 패션 판매 서비스인 ‘무신사 유즈드’를 준비 중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25 유통산업백서’에서 경기침체로 불황형 소비 흐름이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서는 “불필요한 물건 구매를 자제하고 꼭 필요한 것만 사는 ‘요노(YONO : You Only Need One)’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물가, 고금리로 가처분소득과 소비지출 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저렴한 상품을 찾게 되고, 식품 등 생필품 위주로 소비하고 비식품은 가급적 절약하려는 불황형 소비 흐름은 더욱 강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